경남 마산에 사는 L씨는 평소 TV나 신문에서 독극물을 음료수로 잘못 알고 마셔 죽거나 치명상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때문에 그 위험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나이 마흔이 되던 2005년 4월, L씨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보험에 가입했다. 자신과 남편의 나이를 고려해 만약에
당할지도 모를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계사의 권유를 듣고 큰 맘 먹고 보험에 든 것이다. 가정 형편상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보험 하나
가입한 적이 없고 형편은 여전히 팍팍했다.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치명적인 사고는 한 순간의 방심에서 시작되었다. L씨의 가족은 가정 형편상 작은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그런데 새로 이사한 집의 싱크대가 오래되어 심한 악취가 풍겼다. 각종 세제로 닦아내길 반복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화장실 청소용 약품을 구해 주방 싱크대 옆에 가져다 놓았다. 지방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남편이 병원용 약품을 가져다 놓은 것이다.
남편은 평소에도 이런저런 음료수를 곧잘 집으로 가져오곤했다. 때문에 L씨는 싱크대 옆 음료수 병에 담긴 액체를 주스음료로 착각했다.
그래서 L씨는 의심 없이 액체 병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사고는 바로 다음 날 일어났다. 주방에서 일하던 L씨는 목이말라 냉장고 문을 열어 음료수 병을 발견하고는 꺼내어 컵에 따라 벌컥 들이켰다.
순간 L씨는 그대로 나뒹굴며 신음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119 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L씨는 응급실에서 곧바로 수술실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독극물로 인해 식도와 내장의 손상이 커서
곧바로 수술이 진행되었다. 첫 수술 이후에도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면서 수술은 몇 차례 반복되었다. L씨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장애를 갖게 되었다. 식도 폐쇄로 인해 음식을 씹고 삼키는 기능이 현저히 감소한 것이다.

남편은 막대한 수술비 마련을 위해 작은 집까지 팔아야 했다. 가족이 겪는 경제적, 정신적인 고통은 말할 수 없었지만 참아냈다.
다행히 중간 치료단계부터 보험금이 지급되었기 때문에 이후에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